조선일보 1998년 8월 19일자 12면

환자에 마술 - 장구 - 요가…
편하게 다가서는 '재주꾼'


김창종기자 (cjkim@chosun.com)

신세대 한의사 정민기씨는 현대 사회에 어울리는 깔끔하고 세련되며 환자와 눈높이를 맞추는 새로운 한의사상을 스스로 만들어 나가고 있다.
환자에 마술-장구-요가…
편하게 다가서는 '재주꾼' .

  떼쟁이 어린이가 오면 신기한 마술로 시선을 집중시킨 뒤 진료한다. 삶에 지친 환자에겐 나무로 만든 인디언 명상 도구로 청량한 소리를 들려준다. 작은 북을 모은 타악기 봉고를 두드리며 흥을 돋우기도 한다.

  서울 경동시장에서 '늘 고운 한의원'을 4년째 운영하는 한의사정민기(32)씨는 '고정관념 깨기'를 모토로 내세운다.

  "한의원이라면 흔히 고리타분하고 칙칙하게들 여기지 않습니까. 양의나 치과의사는 책도 쓰고 연주회를 열면서 다채롭게 살아가고 있는데.".

  한의원 이름부터 순 한글로 짓고 실내도 젊은 감각으로 깔끔하게 꾸민 그는 진료방식도 달라져야 한다고 믿는다. 환자 위에 군림하기보다는 동등한 관계에서 환자에게 다가서야 한다는 생각이다. 마술,봉고, 장구, 기타, 요가, 명상법을 배운 것도 그 때문이다. 환자긴장을 풀어주고 호흡법, 요가자세를 조언해 줌으로써 더높은 치료효과를 겨냥한다. 중-고생 환자와 거리없이 대화하려고 컴퓨터 통신까지 부지런히 하고 있다.

  정씨는 "한방에는 분과가 따로 없다"고 말한다. 모든 질병이서로 연관돼있고, 특히 마음의 영향을 많이 받는 만큼 환자 내면을 이해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고 믿는다.

  새학기마다 모교 원광대 한의과 후배들을 병원에 불러 '한의사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려 애쓴다는 그는 최근 한의대와 한의사세계를 그린 책을 내놓았다. 한의대 시절과 관련된 상념들을 모은'나는 몸을 사랑하는 남자'(명진출판). 영어와 서양식 논리에 익숙하던 학생들이 한문때문에 골머리를 앓는 이야기, 서양의술과는사뭇 다른 시체해부, 침 실습까지 그들만의 세계를 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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